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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K팝을 선도했던 SM엔터테인먼트가 최근 설립자 이수만 대주주의 퇴진을 놓고 내홍을 겪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대주주의 측근들은 반대하는 대주주의 퇴진을 불편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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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M의 역사를 설명한 SM타운 유튜브 캡처

     

    SM의 역사가 K팝의 역사

    SM은 자타가 공인하는 K팝 아이돌의 원조입니다. 1세대 아이돌 시대를 화려하게 펼쳤던 H.O.T. 를 필두로 신화, S.E.S, 동방신기, 보아, 소녀시대, 엑소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K팝 스타를 배출하였습니다.

     

    2000년 상장 이후 상당한 기간 동안 엔터 기업 중 '1등 회사'라는 타이틀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러나 2010년대 후반 들어 1세대 아이돌을 보고 자란 3세대 아이돌이 활약하면서 하이브와 JYP에 밀려 엔터 업계 시총 3위가 되었습니다.

     

    10년 전인 2012년과 지난해 연간 음반 판매량을 비교해 보면 SM이 처한 현실이 잘 드러납니다. 

     

    서클차트 기준 2012년에는 연간 앨범 판매량 '톱 5' 가운데 1위 슈퍼주니어를 필두로 동방신기(3위)와 샤이니(5위) 등 무려 세 팀이 SM 소속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NCT 드림이 2집 '글리치 모드'(Glitch Mode)로 5위를 기록해 체면을 지켰습니다. 1위를 차지한 방탄소년단의 '프루프'(Proof)와는 약 140만 장 차이가 났습니다.

     

    SM을 선두로 K팝이 성장한 것은 부인할 수 없으나 전 세계적 파급력을 가진 문화 아이콘으로 성장한 이상 SM이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고 환골탈태하지 않고는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주주 퇴진

    이수만 대주주는 지난 1995년 회사를 설립한 이래 SM을 대표하여 회사를 이끌어왔습니다. 그는 2010년 등기 이사에서 물러난 뒤에 SM으로부터 공식적인 임금을 받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개인 회사 라이크기획을 통해 프로듀싱 명목으로 2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받았는데 2021년 기준 이수만 대주주가 라이크기획을 통해 가져간 액수는 240억에 달했고 이는 SM 연간 영업이익의 약 3분의 1 규모입니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소액 주주를 대변하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은 몇 년 전부터 SM에 체계 개편을 끊임없이 요구해 왔습니다.

     

    SM에 투자한 많은 투자자들도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수만 대주주는 이를 용인하지 않았고 그의 존재는 지분 매각의 걸림돌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얼라인은 자신들이 추천한 곽준호 후보를 감사로 앉히는 데 성공했고 이후에도 ▲ 이사회 내 보상위원회 설치 ▲ 향후 프로듀싱 방안 발표 ▲ 이사회 과반을 사외이사로 구성 등을 요구하며 SM을 압박했고, 결국 SM은 이들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습니다.

     

    SM은 지난달 이사회 과반을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내부거래 위원회를 설치하는 한편, 3년간 별도 당기순이익의 최소 20%를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수만 대주주는 이 과정에서 지난해 9월 "물러나라는 소액주주들의 의견 또한 대주주로서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 도리"라며 퇴진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어 이달 3일 SM이 5개 제작 센터와 내·외부 레이블이 자체적으로 음악을 생산하는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이수만의 퇴진은 현실이 됐습니다.

     

    SM 3.0

     

    SM3.0-전략을-설명한-SM타운-유튜브-캡처
    SM3.0 전략을 설명한 SM타운 유튜브 캡처

     

    이른바 ‘SM 3.0′은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가 지난 3일 발표한 것으로 이수만 대주주와의 프로듀싱 계약 종료와 팬, 주주 중심의 글로벌 엔터 회사로의 도약 전략을 주요 골자로 합니다.

     

    SM은 이번 개편으로 신인 데뷔 주기를 3.5년에서 '1년에 2팀 이상'으로 대폭 줄이고, 연간 음반 발매 개수도 30여 개에서 40개 이상으로 30%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원톱 프로듀싱을 거치는 과정에서 지연될 수밖에 없던 음반 제작 과정을 속도감 있게 바꿔 경쟁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전략입니다.

     

    SM은 이런 체질 개선을 거쳐 올해 지난해보다 400만 장 증가한 1천800만 장의 음반 판매고를 달성하리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증권 시장도 이에 반응하여 “아티스트 프로듀싱 체계화, 의사결정 가속화로 사업의 진척 속도가 빨라지고 이에 따라 실적에 대한 가시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목표가를 상향하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김민종의 반대 의견

    하지만 17년간 SM에 몸담은 가수 겸 배우 김민종은 지난 5일 SM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사측의 ‘SM 3.0′ 비전 발표를 맹비난했다고 합니다.

    SM3.0 전략을 설명하고 있는 공동 대표이사 SM타운 유튜브 캡처

     

    김민종은 “이수만 선생님을 위해, SM 가족을 위한다는 말과는 달리 선생님과의 모든 대화를 두절하고, 내부와는 어떤 상의도 없이 일방적인 발표와 작별을 고했다”며 “정직원 연봉 협상 시기보다 훨씬 앞선 현시점에 갑작스레 이수만 선생님의 비서실만을 제외한 전 직원에게 연봉 인상안을 내놓은 이유가 무엇이겠느냐”라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이어 “무엇이 그렇게 급하고 두려워서 이사회를 설 명절 당일 오전, 모두가 차례를 지내고 세배할 시간에 야반도주하듯 처리한 것이냐”라고 추궁하기도 했습니다.

     

    김민종은 “배우이자 가수로서 저를 비롯한 SM 아티스트의 활동에는 선생님의 프로듀싱과 감각적 역량이 꼭 필요하다”며 “부족한 부분은 함께 채워나가면 된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SM 내부에서는 이수만의 퇴진과 프로듀싱 개편안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SM 게시판에서 한 직원은 “4세대 (아이돌) 시대에 들어서면서 노래‧콘셉트‧마케팅이 세련되지 못하다고 느낀다”며 “큰 변화 없이는 시장에서 도태될 것 같다."는 의견을 표하기도 하였습니다.

     

    향후 이수만 대주주의 대응이 어떨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