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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올빼미> 시사회를 보면 류준열 배우가 유해진 배우의 말에 눈물을 왈칵 쏟는 장면이 있습니다. 주인공의 관계가 특별해 보여 이들이 출연한 영화 <올빼미>에 대하여 내용과 상관없이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같이 한번 보시죠.

     

    등장인물

    • 류준열 : 천경수 역으로 주맹증을 앓고 있는 침술사
    • 유해진 : 인조 역
    • 최무성 : 이형익 역
    • 김성철 : 소현세자 역
    • 조성하 : 최대감 역
    • 박명훈 : 만식 역
    • 안은진 : 소용 조 씨 역
    • 조윤서 : 강빈 역

     

    맹인 침술사는 무엇을 보았는가?

    어의 이형익은 궁내 침술사를 선발하기 위해 침술사들의 실력을 확인하지만 마땅한 실력자가 없어 돌아섭니다. 그런데 소경인 한 남자가 진맥도 하지 않고 발소리와 숨소리만으로 정확한 진단을 하더니 시침을 하여 순식간에 병세를 개선시킵니다. 그가 바로 천경수입니다. 실력을 인정받아 아픈 동생을 두고 입궁하게 된 경수는 사실 주맹증을 앓고 있습니다. 한편 소현세자는 8년 만에 청나라에서 돌아오는데 건강이 안 좋습니다. 소현세자는 이형익에게 치료를 받으며 경수를 알게 됩니다. 건강이 나빠진 소현세자는 급히 경수를 부르는데 경수는 침을 놓으며 소현세자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소현세자는 경수가 주맹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소현세자를 치료하고 돌아온 경수는 소현세자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소현세자를 찾아가지만 그의 죽음을 목격하게 됩니다. 너무 놀라 현장을 현장을 빠져나오던 경수는 허벅지에 경첩에 긁히는 상처를 입게 됩니다. 인조는 소현세자를 죽인 자를 색출하도록 지시하고 허벅지 상처로 인해 경수는 범인으로 몰릴 위기에 처합니다. 혐의를 벗고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경수의 몸부림을 통해 소현세자의 죽음과 관련된 인물들이 하나씩 드러나게 됩니다.

     

    팩션

    안태진 감독은 영화에 대하여 "역사적 개연성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서 만든 팩션"이라고 소개하였습니다. 영화 첫 장면에 등장하듯이 인조실록에 '마치 약물에 중독되어 죽은 사람과 같았다.'라고 기록되어 있는 문구에 상상력을 더해서 만든 작품이라고 합니다. 사실 안태진 감독은 처음에 주맹증이란 소재를 영화로 만들기 위해 공부를 하던 중 인조실록에 기록된 소현세자의 죽음에 관한 문구를 발견하였다고 합니다. 스치듯 지나갈 수 있었던 문장이었을 텐데 상상력을 결합해 영화를 만들다니 감독의 센스가 정말 놀랍습니다. 주맹증이란 병 자체도 낯선데 역사적 사실을 모티브로 했다니 과연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하기도 하면서 한국의 역사와 결합한 다양한 팩션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한국의 역사와 문화가 재조명되는 것 같아 흥미롭습니다.

     

    올빼미

    '올빼미'라는 제목은 안태진 감독이 직접 지은 것은 아니고 주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영화의 내용이 소현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경수가 진실을 찾아내는 과정이다 보니 진실과 거짓의 관점을 영화를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얼핏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황혼 녁에 날개를 편다.'라는 말을 생각나게 하기도 하는데 경수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하고 그 진실을 밝히는 과정에서 비로소 감춰진 것들이 드러나고 그 의미가 명확해지는 것이 비슷하기도 한 것 같습니다.

     

    감상평

    주맹증이란 생소한 소재를 스릴러 영화에 사용한 점이 신선하였습니다. 보이지 않는 공포가 엄청 클 수밖에 없기 스릴러 영화 소재로 좋은 점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이 영화의 주맹증은 색다르게 느껴졌습니다. 궁궐 내라는 장소적 특성이 은밀하고 비밀스러운 정서를 한층 강화하여 스릴러적 요소가 강조되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 화면과 사운드도 몰입감을 높이는 요소였습니다. 그리고 유해진 배우는 왕 연기를 어떻게 할까 궁금했는데 그동안 캐릭터의 편견을 깨 주는 훌륭한 연기를 보였습니다. 미묘한 심리 변화를 표현해 내는 모습이 색달랐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류준열 배우의 디테일한 연기도 매력적이었습니다. 사실감을 높이기 위해 주맹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직접 인터뷰하기도 했다고 하는데 매력적인 연기는 거기서 나오는 디테일인 것 같습니다. 결말은 아쉬운 점이 좀 있습니다만 각자 보시고 판단하시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인물 중에는 강빈에 대한 묘사가 설득력이 부족하게 느껴졌습니다. 영화는 이야기 자체가 몰입감이 있고 오래간만에 영화관에서 본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