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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까지 출연하면서 초고속 성장을 이뤄냈던 '구 신사임당'이자 현 '주피디'라는 유튜버가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성공에 대해 묻는 사람들에게 빠르게 성장하고 싶다면 잘하는 사람을 보고 배우라고 강조했었습니다. 그런 그가 카피캣 논란으로 활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논란 이유

    2월 16일 기준 구독자가 138만 명에 달하는 '리뷰엉이' 유튜버는 "제 유튜브가 도둑질당하고 있습니다. 이제 진짜 못 참습니다"라는 제목으로 9분짜리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렸습니다. 영상에서는 자신의 영상 다른 유튜버의 영상을 비교해서 보여주었는데 섬네일이나 내용이 거의 동일하였습니다.

    리뷰엉이-영상-비교-캡처-화면
    리뷰엉이 영상 비교 캡처 화면

     

    해당 영상에서 '리뷰엉이' 유튜버는 자신이 제작한 영상을 카피한 '우주고양이 김춘삼' 유튜버가 '구 신사임당'인 '주피디' 채널에서 인터뷰한 영상을 발견했다고 전했습니다. 그 영상의 내용은 '리뷰엉이'를 카피한 유튜버가 '주피디' 채널에 나와 자신의 채널이 빠르게 성장한 방법에 대해서 공개한 인터뷰 영상이었습니다.

     

    이 영상에서 공개한 방법은 사람들이 관심을 많아 조회수가 많이 나오는 영상을 찾고 그것을 토대로 내용을 약간씩 수정해서 영상을 만들면 자신의 영상도 금방 인기를 끌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한마다리로 다른 사람의 검증된 창작물을 이용하여 자신의 채널을 키우는 전략이었습니다.

     

    이를 두고 인터뷰를 진행하던 주언규 유튜버는 완벽한 방법인 것 같다고 이 영상을 보는 사람들이 이것을 따라 할지 말 지는 본인의 실행력에 달렸다 취지로 말하며 사실상 영상을 카피해서 채널을 키우는 방법을 지지한 것입니다.

     

    사실 주언규 유튜버는 자신의 '주피디' 채널이나 다른 채널에서 유튜브 채널을 빨리 키우는 법에 대해 이런 식의 코치를 많이 하였고, 인기 있는 영상, 즉 소위 '떡상'하는 영상을 찾아주는 '노아 AI'라는 플랫폼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노하우를 전수받은 사람들이 만든 영상이 인기 영상을 얼마나 카피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논란은 '우주고양이 김춘삼'의 영상 베끼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리뷰엉이' 유튜버는 자신이 영상을 만들기 위해 도서나 논문, 백과사전 등을 공부하면서 노력을 들이고 영상 하나를 완성하는데 3주가 걸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렇게 카피캣을 그대로 두면 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브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리고 유튜브 코리아와 소통하여 명백한 저작권 위반이라는 확인을 받았고 이는 범죄라고 덧붙였습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주언규 유튜버는 곧바로 사과하고 자신의 채널에 출연한 다른 유튜버에게 피해가 갈 것이 걱정되니 모든 영상을 비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카피를 한 유튜버가 자신이 알려준 노하우를 이용한 빠르게 채널을 성장시킨 것이 사실이니 자신의 잘못이기도 하여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한 것입니다.

     

    크리에이터 생태계

    유튜브로 수익을 내는 크리에이터를 표현한 그림

     

    이번 논란은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만든 영상을 통해 구독자와 영상 조회수를 늘이고 구독자나 영상 조회수가 늘어나면 당연히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누구든 자신의 채널의 구독자를 빠르게 늘이고 싶어 합니다.

     

    그 과정에서 이미 공개된 영상을 많은 사람이 봤다는 것은 당연히 수익면에서 검증된 것이므로 적당한 선에서 영상을 카피하여 자신의 영상 조회수나 구독자를 늘이는 방법을 취하는 것입니다. 물론 순수한 마음에서 정보를 제공하고 자신의 노력을 인정받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공개된 영상 정보의 자료는 이미 대중에 알려진 것들이 대부분이기에 이를 어떻게 잘 편집하고 소위 말하는 '어그로'를 얼마나 잘 끄느냐로 자신의 수익이 결정되고 구독자수나 영상의 조회수로 자신의 지위가 결정될 수 있는 생태계에서는 다른 사람의 창작물을 카피하고 싶은 욕구를 느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문제는 카피의 정도인 것입니다. 단순히 사람의 심리를 꿰뚫어 보고 유혹하기 위해 정보를 재배열하고 새로운 형태로 가공할 수는 있는 것입니다. 흔히 모든 창작물에 대한 표절 시비가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번 논란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 정도가 지나쳐 창작자의 노력을 고스란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부도덕한 경우가 계속된다면 그 피해는 모든 크리에이터가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카피캣이 문제라는 흑백논리는 조심하여야 합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격언도 있듯이 없는 것에서 새것이 튀어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있는 것을 변형하는 과정에서 혁신적인 결과물이 나오는 것은 당연히 이치이기 때문입니다. 크리에이터 생태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원작자의 노력을 침해하지 않은 선에서 영감을 얻는 정도의 수준을 지켜야 공생할 수 있는 것입니다.